티스토리 뷰
목차
요즘 길거리를 걷다 보면 뒤에서 일본어가 들리는 경험, 저만 자주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2026년 올해 7월까지 한국을 찾은 일본인이 228만 명을 넘어섰고, 일본인 해외여행객 4명 중 1명 이상이 한국을 택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역대 최고치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K컬처가 만든 변화, 거리에서 직접 느꼈습니다
혹시 "일본인이 한국에 많이 오는 건 그냥 가까우니까 아닐까?"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한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는 조금 달랐습니다.
한국 연예인을 보러 처음 방한했다가, 그다음부터는 여행 자체가 목적이 되어 반복 방문하는 일본인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K컬처(K-Culture), 즉 케이팝·드라마·영화·예능 등 한국의 대중문화 전반을 의미하는 개념인데, 유튜브와 OTT 서비스의 확산으로 이 콘텐츠들이 일본 전역으로 빠르게 퍼졌습니다. 쉽게 말해 스크린으로 한국을 먼저 접하고, 현장으로 직접 오는 흐름이 생긴 것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전체 방한객은 1,28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했습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단순히 일본인만 늘어난 게 아니라 전반적인 방한 수요 자체가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K컬처가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직접 체감한 것도 있습니다. 몇 년 전과 비교하면 명동이나 성수 같은 유명 상권에서 외국어가 들리는 빈도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표지판도 한국어·영어·일본어를 함께 표기한 것으로 바뀌고 있는데, 단순한 친절 서비스 차원이 아니라 그만큼 방한 외국인 규모 자체가 커졌다는 방증으로 보입니다.
케이뷰티 열풍, 피부과 예약부터 다이소까지
일본인 관광객이 늘었다는 걸 저는 뉴스보다 피부과·성형외과 얘기로 먼저 들었습니다. 주변에서 "요즘 피부과 예약하려면 일본인 환자들이 많아서 대기가 길어졌다"는 말을 종종 들었거든요. 처음엔 과장처럼 들렸는데 통계를 보니 아주 틀린 말도 아니었습니다.
케이뷰티(K-Beauty)란 한국식 스킨케어 루틴, 화장품 성분, 메이크업 트렌드 등을 아우르는 한국 뷰티 문화 전반을 가리킵니다. 일본 수입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2025년 30.8%에서 2026년 1분기 33.5%로 올라서며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화장품이 잘 팔리는 것을 넘어, 그 문화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 한국으로 오는 수요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런 흐름을 포착해 명동·성수 등에서 한국 화장품을 체험하는 스탬프 랠리(Stamp Rally), 즉 지정된 장소를 돌며 도장을 찍는 참여형 이벤트를 일본 현지 유력 온라인여행사인 라쿠텐트래블과 협력해 운영했습니다. 다이소 같은 생활용품 매장, 백화점 복합 쇼핑몰, 전통시장을 소개하는 온라인 홍보도 함께 강화했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고가 브랜드보다 다이소나 편의점 같은 생활밀착형 소비를 선호하는 일본인 여행객의 특성을 정부가 꽤 정확하게 읽고 마케팅에 반영한 것 같습니다. 단순 관광지 홍보가 아니라 일상 소비 경험 자체를 콘텐츠화한 접근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의 카드 소비액은 올해 7월까지 12조 85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48.3% 증가했습니다.
- 일본 수입 화장품 내 한국 제품 점유율: 2025년 30.8% → 2026년 1분기 33.5% (1위 유지)
- 외국인 카드 소비액: 12조 859억 원 (전년 동기 대비 +48.3%)
- 주요 체험 거점: 명동·성수 스탬프 랠리, 다이소, 전통시장, 백화점 복합 쇼핑몰
- 10월 26~30일 도쿄에서 '2026 케이-뷰티 위크' 개최 예정
항공망 확대가 불씨를 당겼다
K컬처와 케이뷰티가 수요를 만들었다면, 실제로 사람을 움직인 건 항공망 확대였습니다. 2026년 3월 이후 지속된 고유가로 항공사들이 장거리 노선 대신 일본 등 근거리 노선으로 공급을 재편했습니다. 여기서 고유가란 항공유 가격의 상승을 의미하며, 항공사 입장에서는 연료비 부담이 큰 장거리 노선보다 단거리 노선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한일 간 주간 공급 좌석 수는 2026년 7월 기준 34만 9,000석으로 2025년 말보다 2.4% 늘었습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숫자로만 보면 작은 증가처럼 보이지만, 이미 포화에 가까운 한일 노선에서 좌석이 추가된다는 것은 수요가 그만큼 탄탄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 신규취항 노선 홍보와 항공권 판촉, 지방공항 입국 전세 편 유치 등을 추진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방공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올해 7월까지 김해공항 일본인 입국자는 전년 대비 52%, 제주공항은 60%, 청주공항은 무려 93%나 급증했습니다. 서울에만 집중되던 방한 흐름이 지방으로도 분산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제 눈에는 꽤 의미 있는 변화로 보입니다.
또한 엔저(円低), 즉 일본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진 환율 상황도 일본인 입장에서 한국 여행의 가격 매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항공편은 많아지고, 환율은 여행비 부담을 낮춰주니 "그러면 한번 가볼까" 하는 결정이 쉬워지는 구조인 셈입니다. 이번에 해외여행을 떠난 일본인 전체는 814만 명으로 전년 대비 4.1% 늘었는데, 그중 한국 방문 비중이 28%로 미국·대만·태국·베트남 등 모든 주요 여행지를 제쳤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일본인이 한국 여행을 많이 가는 이유가 뭔가요?
A. 크게 세 가지가 겹쳤습니다. K컬처와 케이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고유가로 인해 항공사들이 한일 노선 공급을 늘렸고, 엔저로 한국 여행 비용 부담이 줄었습니다. 어느 하나만이 아니라 이 세 흐름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로 보입니다.
Q.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주로 뭘 하나요?
A. 화장품 쇼핑과 피부과·성형외과 방문이 대표적이고, 다이소나 편의점 같은 생활용품 소비, 전통시장 체험도 인기입니다. 고가 명품보다는 일상적인 소비 경험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며, 실제로 정부 마케팅도 이 방향에 맞춰져 있습니다.
Q. 케이뷰티 위크는 어디서 열리나요?
A. 2026 케이-뷰티 위크는 10월 26일부터 30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개최됩니다. 한국의 미용·의료에 관심 있는 일본 현지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행사입니다. 방한을 결심하게 만드는 사전 접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Q. 일본인 외에 다른 나라 관광객도 늘고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올해 7월까지 전체 방한객은 1,280만 명으로 전년 대비 21.3% 증가했습니다. 일본이 비중 면에서 가장 높지만, K컬처와 케이뷰티에 대한 관심은 중국·동남아·서구권 등 다양한 국가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러 오는 중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는 이야기를 저도 주변에서 자주 듣습니다.
결론
일본인 방한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저는 통계보다 거리에서 먼저 느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표지판이 바뀌고, 뒤에서 외국어가 들리는 빈도가 늘어난 것들이 그냥 우연이 아니었던 셈입니다.
제 생각에는 지금이 한국이 가진 좋은 것들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타이밍입니다. 케이팝이나 드라마로 한국에 호감을 갖게 된 외국인이 실제로 방문했을 때, 그 기대를 충족시키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해외에서 겪는 불편함을 그들이 한국에서 똑같이 겪지 않도록 하는 것도 또 하나의 문화 교류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인만 겨냥한 마케팅에서 나아가, 방한하는 모든 외국인에게 동일한 수준의 환경과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확장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한국이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국가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 문이 양방향으로 활짝 열려 있다는 것이 꽤 자랑스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