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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저는 매년 이 말을 들으면서 "작년에도 똑같은 말 했는데?"라고 흘려들었는데, 이번엔 기상청이 2100년까지의 수치를 내놓은 걸 보고 흘려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탄소 감축이 이뤄지지 않으면 여름철 열스트레스 위험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수준으로 높아진다는 이야기, 지금부터 같이 풀어보겠습니다.
온열지수가 보여주는 우리의 미래
기상청이 이번에 발표한 핵심 지표는 온열지수(WBGT, Wet-Bulb Globe Temperature)입니다. 여기서 WBGT란 단순히 기온만 재는 것이 아니라 습도·복사열·바람까지 종합해 실제 사람이 느끼는 열부하를 수치화한 지표로, 세계기상기구(WM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폭염 속 근로자와 일반인의 위험도를 판단할 때 공식적으로 쓰는 기준입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현재 우리나라 여름철 평균 온열지수는 26.9℃입니다. 솔직히 이 숫자만 보면 "그게 뭐가 대단한가" 싶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고탄소 시나리오(SSP3-7.0)가 그대로 진행될 경우 21세기 후반에는 이 수치가 33.2℃까지 올라갑니다. 6.3℃ 상승이 작게 들릴 수 있는데, 제가 직접 찾아보니 WBGT 기준으로 33℃를 넘어서면 작업 강도와 무관하게 야외에 앉아 쉬는 것만으로도 열스트레스가 발생하는 단계입니다. 그냥 그늘에 앉아 있어도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특히 제주·전남과 서해안·남해안 지역은 습도가 높아 현재도 온열지수가 전국 평균보다 높은 편입니다.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이 지역들의 여름철 평균 온열지수가 34℃를 웃돌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반면 수도권 서부와 충남 서부는 현재 수치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증가 폭이 가장 두드러집니다. 수도권은 현재 약 27.1℃에서 최대 33.7℃까지, 충남은 27.0℃에서 33.4℃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하니 수도권에 사는 저로서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와 고탄소 시나리오의 차이는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합니다. 현재 연평균 1.8일에 불과한 온열지수 33℃ 이상 발생일이 저탄소 경로에서는 후반기에 19.2일로 늘어나는 반면, 고탄소 경로에서는 51.6일로 현재보다 28.7배 폭증합니다. 두 달 가까이 휴식 중에도 열스트레스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 일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현재 여름철 평균 온열지수: 26.9℃ (전국 기초 지자체 92.8%가 28℃ 미만)
- 저탄소 시나리오(SSP1-2.6) 21세기 후반: 29.5℃ (+2.6℃)
- 고탄소 시나리오(SSP3-7.0) 21세기 후반: 33.2℃ (+6.3℃), 전체 지자체 66.4%가 고위험
- 온열지수 33℃ 이상 발생일: 현재 연 1.8일 → 고탄소 시 51.6일(28.7배 증가)
생활실천으로 탄소감축에 기여하는 법
이 기사를 읽고 나서 저도 한동안 멍했습니다. 그동안 마트에 갈 때, 친구를 만날 때, 여름이면 에어컨을 틀고 겨울이면 난방을 최대로 올렸던 제 모습이 겹쳐 보였거든요. 탄소 감축이라고 하면 뭔가 국가나 대기업이 해야 할 일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온실가스 배출량은 개인의 소소한 선택들이 수억 명 단위로 쌓이면서 만들어집니다.
온실가스(GHG, Greenhouse Gas)란 이산화탄소·메탄·수증기 등 대기 중에서 지구 복사열이 우주로 빠져나가는 걸 막아 지표 온도를 높이는 기체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지구를 감싸는 열 담요인 셈인데, 이 담요가 두꺼워질수록 온열지수가 오르고 열스트레스 위험도 함께 커지는 구조입니다. 기상청이 활용한 남한상세 국가 기후변화 표준시나리오(출처: 기상청)도 바로 이 온실가스 배출량 경로의 차이를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한 것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생각보다 일상과 가깝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만 해도 에어컨은 음악실이나 체육관 같은 특별 교실에만 있었는데, 졸업할 즈음엔 모든 교실에 설치됐고 정부 지침에 따라 적정 온도 이하로는 내릴 수 없었습니다. 그때는 답답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지침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탄소 감축 노력의 일환이었다는 걸 이해합니다.
마트에서 일회용 비닐봉지가 사라졌을 때도 처음엔 황당하게 느꼈습니다. 그런데 왜 없애는지 설명하는 포스터를 보고 나서 받아들이게 됐고, 이제는 집에 쌓아둔 비닐이나 오래된 장바구니를 챙겨 나가는 게 자연스러운 습관이 됐습니다. 작은 변화인데, 이런 선택들이 수천만 명 단위로 모이면 실제로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가보면 아직도 음식물이 묻은 플라스틱, 라벨이 붙은 채로 버려진 페트병이 가득합니다. 제가 직접 본 광경인데, 냄새가 날 정도로 세척이 안 된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 일부 생수 브랜드가 무라벨 페트를 출시하고 있는 것처럼, 정부가 아직 라벨을 떼기 어렵게 만드는 업체들에게 분리 가능한 라벨 디자인을 권장하고 일부 비용을 지원한다면 업체들도 따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규제보다 유인책이 더 빠를 때가 있으니까요.
개인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탄소 감축 행동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에어컨 실내 적정 온도(냉방 26℃ 이상) 유지 —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
- 대중교통 이용 — 자가용 대비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음
- 장바구니·리유저블 용기 사용 —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 절감
- 페트병 라벨 제거 후 깨끗이 세척해 분리수거 — 재활용률을 높여 신규 플라스틱 생산을 줄임
기사 한 편으로 사람들의 행동이 바뀌기는 어렵다는 걸 저도 압니다. 지하철 안, 지자체 센터, 사무실 곳곳에서 변화된 수치를 눈으로 보여주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캠페인 전후 분리수거율이나 에너지 절감량을 그래프로 보여주면 "내가 한 행동이 실제로 달라지게 했다"는 피드백이 되고, 그게 사람들을 움직이는 힘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온열지수(WBGT)랑 그냥 기온이랑 다른 건가요?
A. 기온은 그늘에서 잰 공기 온도만 반영하지만, 온열지수(WBGT)는 습도·복사열·풍속까지 합산해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열부하를 나타냅니다. 그래서 기온이 같아도 습도가 높은 날은 WBGT가 훨씬 높게 나옵니다. 서해안이나 제주처럼 습한 지역이 내륙보다 열스트레스 위험이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Q. 고탄소 시나리오(SSP3-7.0)랑 저탄소 시나리오는 뭐가 다른 건가요?
A. SSP(공유사회경제경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미래 경로를 설정한 국제 시나리오입니다. SSP1-2.6은 지금부터 적극적으로 탄소를 감축해 온난화를 2℃ 이내로 억제하는 경로이고, SSP3-7.0은 감축 노력 없이 현재 추세가 이어지는 고배출 경로입니다. 21세기 후반 온열지수 차이가 무려 3.7℃(29.5℃ vs 33.2℃)에 달하는 만큼, 지금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Q. 우리 동네 기후변화 전망은 어디서 확인할 수 있나요?
A. 기상청이 운영하는 '기후변화 상황지도'의 '우리동네 기후변화' 서비스에서 행정구역별로 폭염일수, 체감온도, 온열지수 전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주 지역을 입력하면 현재와 미래 시나리오별 수치를 비교해 볼 수 있어 꽤 직관적입니다.
Q. 열스트레스는 야외 근로자만 조심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A.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온열지수 33℃ 이상인 날이 연간 51.6일까지 늘어나는데, 이 수준은 작업 없이 야외에 앉아 쉬는 상태에서도 열스트레스가 발생하는 단계입니다. 즉 산책·외출·야외 휴식 같은 일상적인 상황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근로자만의 문제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결론
기사를 처음 읽었을 때 솔직히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경험해 온 것들을 돌아보니 이미 변화는 시작됐고, 저도 그 안에 있었습니다. 마트의 비닐봉지가 사라지고, 생수병에 무라벨이 붙고, 학교 에어컨에 온도 제한이 생긴 것들이 모두 탄소 감축을 위한 흐름이었습니다.
지금 당장 극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에어컨 온도 1℃, 장바구니 한 번 더 챙기기, 페트병 라벨 한 장 떼는 것처럼 소소한 행동들이 전 세계 수억 명 단위로 모이면 시나리오의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번 계기로 조금씩 바꿔보려 합니다. 혹시 우리 동네 전망이 궁금하다면 기상청 기후변화 상황지도를 한 번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장합니다.
참고: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695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