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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심장 수술 비용이 얼마나 나오는지 할아버지 수술 전까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두 차례 심장판막 수술을 겪으면서 가족 모두가 비용 때문에 얼마나 막막했는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정부가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 시술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남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급여적용, 실제로 얼마나 달라지나
2025년 7월 31일부터 '클립을 사용한 경피적 경도관 승모판 재건술'이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새롭게 등재됩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여기서 경피적 경도관 승모판 재건술이란, 가슴을 열지 않고 혈관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한 뒤 승모판에 클립을 걸어 역류를 줄여주는 시술입니다. 쉽게 말해 심장을 직접 열지 않아도 되는 덜 침습적인 방법입니다.
그전까지는 이 시술이 비급여로 운영돼 환자가 4,000만~5,000만 원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했습니다. 이번 급여 적용 후에는 상급종합병원 기준 총 진료비 약 2,830만 원 중 중증질환 산정특례 대상자의 본인부담금이 약 140만 원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산정특례란 암이나 심장질환 같은 중증 질환자에게 본인부담률을 대폭 낮춰주는 제도로, 이번 시술에서는 최저 5%까지 적용됩니다.
급여 적용 기준은 질환 유형에 따라 나뉩니다. 승모판 자체에 이상이 생기는 일차성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과, 심장 기능 이상으로 역류가 발생하는 이차성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으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승모판 폐쇄부전이란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의 판막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방향으로 흘러드는 상태를 말하며, 장기간 방치하면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일차성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 — 수술 불가 환자: 산정특례 적용, 본인부담률 5%
- 일차성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 — 수술 고위험 환자: 선별급여 적용, 본인부담률 50%
- 이차성(심실성)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 산정특례 적용, 본인부담률 5%
- 이차성(심방성) 중증 승모판 폐쇄부전: 선별급여 적용, 본인부담률 80%
이번 제도 변화와 함께 심장통합진료에 대한 보상도 강화됩니다. 심장통합진료란 심장내과·흉부외과 등 여러 전문의가 한 팀을 이뤄 환자에게 수술과 시술 중 최적의 방법을 결정하는 협진 체계입니다. 제가 할아버지 수술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건, 한 명의 의사가 모든 걸 결정하는 것보다 이런 협력 체계가 훨씬 환자에게 유리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그런 시스템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습니다.


의료비부담과 실비보험, 지금 점검해야 하는 이유
할아버지는 실손의료보험, 흔히 실비보험이라 부르는 것을 들지 않으셨습니다. 실손의료보험이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을 포함한 실제 의료비 중 일정 비율을 돌려받는 상품입니다. 당시에는 비급여였던 시술 비용 전체가 고스란히 가족 부담으로 남았고, 수술 후 중환자실과 일반 병실 입원비까지 합산하면 그 금액이 꽤 컸습니다. 제가 직접 옆에서 그 청구서를 봤는데, 솔직히 예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이번에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된 것은 분명히 좋은 방향입니다. 한국의 건강보험 보장 체계는 외국과 비교했을 때도 상당히 잘 갖춰진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출처: 보건복지부), 이번 조치처럼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비교적 빠르게 급여화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급여 확대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선별급여 항목처럼 본인부담률이 50~80%에 달하는 구간이 여전히 존재하고, 비급여 항목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혈관 질환은 유전적 소인이 크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주변에서 후천적으로 발병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비보험을 포함한 개인 의료 보장을 미리 점검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대비책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제가 느끼는 부분은, 급여 범위가 넓어지면 병원은 다른 항목의 비용을 올려 수익을 맞추는 경향이 생길 수 있고, 보험사 역시 보험료를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구조적 흐름을 정부가 적극 모니터링하고 국민이 불편을 겪는 지점을 제도에 반영해 준다면 의료복지의 질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중증 심장질환에는 고난도 수술을 집도할 전문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런데 요즘 의대생들이 외과 계열보다 비수술과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흉부외과처럼 고난도 수술을 다루는 전공의에 대한 처우 개선과 전문인력 양성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승모판 폐쇄부전 시술 급여, 모든 환자에게 다 적용되나요?
A.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질환이 일차성인지 이차성인지, 수술이 불가능한지 단순히 위험도가 높은지에 따라 산정특례(5%)와 선별급여(50~80%)로 나뉩니다. 심장통합진료팀의 판단이 급여 적용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담당 병원에서 정확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Q. 경피적 시술이 일반 심장 수술보다 무조건 좋은 건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경피적 경도관 승모판 재건술은 가슴을 열지 않아 회복이 빠르고 고위험 환자에게 적합하지만, 모든 케이스에서 수술보다 효과적이지는 않습니다. 심장통합진료를 통해 여러 전문의가 환자 상태를 종합 판단한 뒤 최적의 방법을 결정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Q. 심장 수술 비용, 실비보험으로 다 커버되나요?
A. 실손의료보험 가입 시기와 약관에 따라 보장 범위가 크게 다릅니다. 특히 4세대 실비보험은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장 조건이 예전보다 까다로워진 경우가 많습니다. 가입 전 심혈관 질환이나 중증 질병 관련 특약이 포함되어 있는지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산정특례 신청은 어떻게 하나요?
A. 산정특례는 담당 의사가 중증 질환으로 진단 후 건강보험공단에 등록 신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병원 원무과 또는 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해 신청 절차를 확인하면 됩니다. 등록이 완료되면 해당 질환 관련 진료비에 낮은 본인부담률이 자동 적용됩니다.
결론
이번 승모판 폐쇄부전 경피적 시술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비용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칠 수밖에 없었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문이 열린 것이라고 봅니다. 제 할아버지처럼 수술 위험도가 높아 일반 개흉 수술을 두 번씩이나 감내해야 했던 분들을 생각하면, 이런 변화가 더 일찍 왔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다만 제도 하나가 바뀐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선별급여 구간의 본인부담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급여 항목, 그리고 고난도 심장 수술을 집도할 전문인력 부족 문제까지, 챙겨야 할 것들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본인과 가족의 실비보험 보장 내용을 한 번 꺼내 확인해 보는 것, 그리고 심혈관 질환 관련 증상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심장통합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가 보는 것입니다.
참고: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69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