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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이달 말부터 11개 교정기관에서 수형자 대상 VR 기반 심리치료를 본격 운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피해자의 시선을 직접 체험하게 해 공격성을 낮추겠다는 취지인데, 솔직히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은 "과연 그게 될까?"였습니다.
시범운영 효과: 숫자는 긍정적, 그런데
법무부는 9개 기관에서 수형자 392명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실시했고, 결과는 나름 인상적이었습니다. 성폭력 6종, 스토킹 4종, 아동학대 4종, 가정폭력 4종으로 범죄 유형별 콘텐츠를 세분화해서 기존 집단 심리치료와 병행했는데, VR을 함께 쓴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인지왜곡 개선, 공격성 감소, 공감능력 향상 세 가지 지표에서 모두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고 합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여기서 인지왜곡(Cognitive Distortion)이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거나 피해자의 고통을 축소해서 인식하는 사고 패턴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라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심리적 방어기제입니다. 이걸 깨는 게 교정 치료의 핵심이라는 건 심리학계에서도 오래전부터 강조해 온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VR 기반 치료는 게임처럼 느껴져 수형자들이 치료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반대의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몰입감(Immersion) — 가상환경에서 현실처럼 느끼는 심리적 빠져들기 — 이 오히려 기존 강의식 교육보다 정서적 반응을 더 강하게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공감능력 향상 지표가 개선됐다는 건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제가 주목하는 건 이 숫자가 어디까지나 교정시설 내부에서 측정된 결과라는 점입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의 변화와, 사회로 나간 뒤 수년이 지난 시점의 행동 변화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시범운영의 효과 지표가 재범률 감소로 이어지는지는 장기 추적 연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 인지왜곡(Cognitive Distortion) 개선: 자신의 범죄를 합리화하던 사고 패턴이 줄어든 것을 확인
- 공격성 감소: 기존 집단 심리치료만 받은 집단 대비 유의미한 차이 관찰
- 공감능력 향상: 피해자 시점 체험이 정서적 반응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
- 대상 범죄 유형: 성폭력, 스토킹, 아동학대, 가정폭력 — 모두 재범률이 높은 유형

재범률 우려와 전문가의 역할: 제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
이 기사에서 다루는 범죄 유형들이 공통적으로 재범률이 높다는 건 통계가 반복적으로 확인해 온 사실입니다. 특히 성폭력 사범의 경우 법무부 교정본부 자료에서도 재복역률이 꾸준히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출처: 법무부). 제가 이 뉴스를 접하고 가장 먼저 든 걱정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교도소에서 치료를 받고 "변했다"라고 말하며 나오는 재소자들 중 일부가 출소 후 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른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뉴스로 너무 자주 접해왔습니다. 충동 조절 장애(Impulse Control Disorder)가 있는 사람은 치료를 통해 일시적으로 억제 능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충동조절 장애란 자신의 욕구나 충동을 의식적으로 억제하는 능력 자체가 손상된 상태를 말합니다. VR 체험 한두 번으로 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반사회적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를 가진 수형자들이 이 VR 프로그램을 오히려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고, 규칙이나 규범을 의도적으로 위반하는 성향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지능이 높은 이 유형의 경우, VR 피해자 시점 체험을 통해 피해자가 어떤 상황에서 가장 무력해지는지를 오히려 학습하는 역효과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제가 직접 관련 연구를 찾아봤는데, 이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해외 교정 심리학 분야에서도 이미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 프로그램이 의미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VR 기반 심리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프로그램 참여 전 수형자의 심리 유형을 정밀하게 분류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범죄 심리학, 정신의학, 교정 복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협력해서 누구에게는 이 치료가 효과적이고, 누구에게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지를 먼저 걸러내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교정 프로그램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같은 범죄 유형 안에서도 심리적 배경은 사람마다 완전히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VR 심리치료가 기존 집단 상담이랑 뭐가 다른 건가요?
A. 기존 집단 심리치료는 강의, 토론, 역할극 등을 통해 인식 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VR 심리치료는 여기에 몰입형 가상환경을 더해 수형자가 실제로 피해자의 시점에서 범죄 상황을 '체험'하도록 합니다. 이번 시범운영에서는 두 방식을 병행했을 때 공감능력 향상 등에서 더 나은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Q.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한테도 VR 치료가 효과가 있나요?
A. 일반적으로 VR 공감 훈련이 모든 수형자에게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반사회적 인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가 있는 경우에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감 회로 자체가 손상된 상태에서는 피해자 시점 체험이 오히려 정보 수집으로 작동할 우려가 해외 교정 심리학계에서도 제기된 바 있어, 사전 심리 유형 분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Q. 이 프로그램 하면 형량 줄어드나요?
A. 법무부 발표에는 VR 심리치료 참여가 형량 감면과 직접 연결된다는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심리치료 체계와 연계된 교화 목적의 교정 프로그램으로, 가석방 심사 등에 간접적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그 여부는 개별 사례마다 다릅니다.
Q. 현재 몇 개 교정기관에서 운영하나요?
A. 시범운영은 9개 기관에서 39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달 말부터는 11개 교정기관으로 본격 확대 운영된다고 법무부가 밝혔습니다. 향후 운영 성과를 분석해 콘텐츠를 보완하고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결론
VR 기반 심리치료가 기존 집단 심리치료보다 나은 지표를 보였다는 건 분명히 의미 있는 출발입니다. 피해자의 고통을 직접 체험하게 한다는 접근 자체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우려하는 건, 이 프로그램이 "하면 좋다" 수준의 보완재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성폭력, 스토킹, 아동학대, 가정폭력은 모두 재범률이 높기로 유명한 범죄 유형입니다. VR 체험이 아무리 몰입감 있어도, 충동조절 장애나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수형자에게 같은 방식으로 적용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습니다. 법무부가 정말 과학적 근거 기반의 심리치료를 강조한다면, 프로그램 참여 전 정밀 심리 분류와 다분야 전문가 협력 체계를 먼저 갖추길 바랍니다. 치료 효과 측정도 단기 지표가 아닌 출소 후 장기 재범률로 검증해야 이 프로그램이 진짜 의미를 갖게 됩니다.
참고: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69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