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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다'는 말, 솔깃하지 않으셨습니까? 중소벤처기업부가 제2차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선발 규모를 1만 명으로 2배 확대했습니다. 제가 직접 관련 공고를 살펴보면서 든 첫 느낌은 "규모는 커졌는데, 과연 내용도 달라졌을까?"였습니다. 정책의 숫자 뒤에 무엇이 있는지, 한 번 따져보겠습니다.
선발규모와 지원자격, 무엇이 달라졌나
창업 공고를 볼 때마다 드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번엔 나도 해당되는 걸까?" 이번 2차 프로젝트는 그 문턱을 조금 더 낮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선발 규모는 일반·기술 트랙 8,000명과 로컬 트랙 2,000명을 합쳐 총 1만 명입니다. 1차 프로젝트 선발 인원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지난 3월 시작된 1차 프로젝트에는 정부 창업·아이디어 공모전 역대 최대 규모인 6만 3,000여 명이 도전했습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경쟁률을 생각하면 여전히 좁은 문이지만, 규모 자체가 두 배로 늘었다는 건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이번 2차에서 특히 주목할 변화는 이종창업(異種創業) 자격 완화입니다. 이종창업이란 기존에 운영 중인 사업과 전혀 다른 업종으로 새롭게 창업에 도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존에는 업력 3년 이내의 기창업자만 참여할 수 있었는데, 이번부터 업력 7년 이내로 확대됐습니다. 7년짜리 가게를 운영하면서 새 아이디어로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던 분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수 있습니다.
다만 프로젝트의 본래 취지를 고려해 전체 선발 인원의 80% 이상은 예비창업자(사업자 등록 전인 일반인)로 채웁니다. 또 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비수도권 참여자를 70% 이상 선발할 계획입니다. 일반·기술 트랙은 70% 내외, 로컬 트랙은 무려 90% 내외를 비수도권으로 배정했습니다.
2차 프로젝트 주요 변경 사항 한눈에 보기
- 선발 규모: 1차 대비 2배 확대 → 총 1만 명 (일반·기술 8,000명 + 로컬 2,000명)
- 이종창업 참여 자격: 업력 3년 이내 → 7년 이내로 완화
- 예비창업자 선발 비율: 전체의 80% 이상 유지
- 비수도권 선발 비율: 전체 70% 이상 (로컬 트랙은 90% 내외)
- 창업 보육기관: 하나은행·신한 스퀘어브릿지·한국수자원공사 등 신규 참여로 170여 개로 확대
- 심사 방식: 멘토 3인 다면 심사 제도 + AI 검증 모델 도입
모집 기간은 2026년 8월 20일 오전 9시부터 9월 17일 오후 4시까지이며, 모두의 창업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다면 심사 제도도 도입됐는데, 여기서 다면 심사란 한 명의 심사위원이 단독으로 평가하지 않고 멘토 3명이 함께 평가해 편향을 줄이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거기에 AI 생성률·표절률을 검사하는 AI 검증 모델까지 추가됐으니, 제출 서류 작성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


AI 편중 논란, '모두의' 창업이 맞는가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공고를 꼼꼼히 읽을수록 "이게 정말 모두를 위한 창업인가?"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거든요.
정부 창업 지원 사업에서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스타트업(Startup)과 딥테크(Deep Tech)입니다. 스타트업이란 혁신적인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을 목표로 하는 신생 기업을 뜻하고, 딥테크란 AI·바이오·반도체처럼 심층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고위험·고성장 분야를 가리킵니다. 제가 주변 창업 준비생들과 이야기해 보면, 이 두 단어에 해당하지 않으면 지원서 자체를 쓰기가 망설여진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이번 2차에서도 AI 솔루션 50개 안팎을 제공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창업활동자금 사용 범위를 온라인 결제대행(PG) 업종까지 확대한 것도, 결국 디지털·IT 기반 사업에 더 유리한 구조입니다. 여기서 PG(Payment Gateway)란 온라인 상거래에서 판매자와 카드사 사이의 결제를 중계해 주는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이커머스나 앱 기반 사업 모델이 아니라면 사실 큰 혜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정부가 시장경제 활성화를 외치면서도 실제 지원 자원은 IT와 AI 분야에 집중되는 현상, 이것은 명백한 아이러니입니다. 농업, 제조업, 전통 서비스업 기반의 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분들이 지원서를 쓰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로컬 트랙을 별도로 뒀다고는 하지만, 로컬 트랙 역시 '지역 자원 기반 혁신성'을 강조하다 보면 결국 스마트팜, 지역 플랫폼 같은 IT 연계 아이템으로 수렴되기 쉽습니다.
중소기업청 전신부터 이어온 창업 인큐베이팅(Incubating) 정책의 흐름을 보면, 여기서 인큐베이팅이란 초기 창업자가 사업을 본궤도에 올릴 수 있도록 공간·자금·멘토링 등을 묶어 제공하는 보육 지원 체계를 가리킵니다. 과거에는 소규모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도 그 대상에 넉넉히 포함됐습니다(출처: 중소벤처기업부). 지금은 생태계 자체가 IT·AI 중심으로 기울어진 것이 사실이고, 정부 지원 사업이 그 기울기를 더 가파르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창업가 육성이라는 목표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발굴과 선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발 이후의 체계적인 성장 경로, 즉 창업 로드맵(Roadmap)까지 제시해야 합니다. 창업 로드맵이란 아이디어 검증 단계부터 시제품 개발, 시장 진입, 투자 유치, 법인 전환까지 단계별 성장 경로를 구체적으로 그린 계획을 뜻합니다. 지금처럼 "뽑았으니 알아서 하세요" 식의 구조라면, 규모가 두 배가 되어도 실질적인 창업 생태계의 다양성은 늘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모두의 창업 2차 신청 자격이 궁금합니다. 직장인도 가능한가요?
A. 네, 가능합니다. 아직 사업자를 내지 않은 예비창업자라면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미 사업자를 보유한 기창업자는 이종창업을 원하는 경우에 한해 업력 7년 이내라면 참여 자격이 주어집니다. 다만 전체 선발의 80% 이상은 예비창업자로 채워지기 때문에, 기창업자로서 경쟁하는 것이 조금 더 좁은 문이라는 점도 감안하시면 어떨까요?
Q. 로컬 트랙과 일반 트랙의 차이가 뭔가요?
A. 일반·기술 트랙은 분야 제한 없이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창업가를 뽑는 트랙입니다. 로컬 트랙은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거나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춥니다. 로컬 트랙은 비수도권 참여자를 90% 내외로 선발하기 때문에, 수도권 거주자라면 일반·기술 트랙을 선택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Q. AI나 IT 아이템이 없으면 합격이 어렵나요?
A. 공식적으로는 분야 제한이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직접 창업 지원 사업들을 여러 번 살펴본 경험상, 심사 기준과 제공 지원 프로그램 모두 IT·AI 기반 아이템에 유리하게 설계된 경향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AI 솔루션 제공, PG 업종 자금 확대 등 지원 구조 자체가 디지털 사업에 더 맞닿아 있습니다. AI나 IT가 아닌 아이템이라면,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그 사회적 가치를 훨씬 구체적으로 풀어 써야 경쟁력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Q. 1차 때 떨어진 사람도 재도전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오히려 이번 2차에서는 재도전자를 우대하는 항목이 신설됐습니다. 1차에서 제출한 아이디어에서 개선·보완한 내용과 재도전 멘토링 참여 이력을 별도로 기재할 수 있고, 이 내용이 심사에 반영됩니다. 한 번의 실패가 오히려 가산점이 될 수도 있는 구조인 셈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해볼 의미가 충분하지 않을까요?
결론
제2차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가 규모를 두 배로 늘린 것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이종창업 자격 완화, 보육기관 확대, 다면 심사 도입까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려 한 흔적도 보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 공고를 보면서 계속 마음에 걸렸던 것은, 여전히 AI와 IT 기반 창업에 유리한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모두의 창업'이라는 이름이 진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농업, 제조, 전통 서비스 분야의 창업자도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심사 기준과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선발된 1만 명이 3년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를 추적하고 그 데이터를 다음 정책에 반영하는 일입니다. 이번 2차가 그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일단 신청서를 열어보시는 걸 권합니다. 망설이는 동안 마감일은 다가오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