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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분·전분당 제조사들이 가격 담합으로 무려 7,476억 원의 과징금을 받았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이 숫자를 보고 저는 솔직히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드디어 잡혔구나"와 "그럼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비싸게 먹고 살았던 걸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6년 하반기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담합 근절, 플랫폼 감시, 소상공인 협상력 강화를 4대 과제로 내세웠는데, 이번 계획이 정말 달라진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한번 따져보겠습니다.


담합 근절, 이번엔 진짜 달라질까요?
이번 공정위 계획에서 가장 눈에 띈 건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제재 강화입니다. 기존에는 담합이 적발돼도 과징금을 내고 나면 사실상 영업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등록취소와 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하고 자진신고 감면 혜택도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자진신고 감면 제도란 담합에 참여한 사업자가 먼저 신고하면 과징금을 크게 깎아주는 제도로, 리니언시(Leniency Program)라고도 불립니다. 담합을 내부에서 깨뜨리는 효과가 있지만 반복 담합자가 이를 악용해 왔다는 비판도 꾸준히 있었습니다.
더 주목할 부분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해 지분매각이나 영업양도 같은 구조적 조치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구조적 조치란 단순히 벌금을 물리는 게 아니라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는 개입을 뜻합니다. 과거 방식이 "잘못했으니 돈 내"였다면, 이번엔 "다시는 그럴 수 없게 만들겠다"는 방향으로 한 발 더 나아간 셈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발표가 나올 때마다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느낌이 없지 않았는데, 구조적 조치 도입은 그나마 새로운 시도라고 봅니다. 다만 이를 실제로 집행할 인력과 역량이 뒷받침되는지가 관건입니다. 화학제품, 페인트, 석유제품, 복지시설 식자재 납품 리베이트까지 집중 조사 대상이 촘촘해진 것도 긍정적인 신호입니다(출처: 공정거래위원회).
플랫폼 감시, 배달앱부터 AI 구독까지
요즘 배달앱 수수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주변 자영업자 분들한테 직접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동네 식당을 하는 지인에게서 매달 나가는 플랫폼 수수료가 임대료와 거의 맞먹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공정위는 이번에 배달앱의 최혜대우 요구와 끼워 팔기, 앱마켓의 최혜대우 요구 등 플랫폼 불공정행위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혜대우 요구란 플랫폼이 입점업체에게 "우리 플랫폼에서 가장 낮은 가격을 제공하라"라고 강제하는 행위로, 결국 다른 채널에서의 경쟁을 막는 효과를 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AI 유료구독 서비스의 다크패턴 점검입니다. 다크패턴(Dark Pattern)이란 소비자가 의도치 않게 구독을 유지하거나 추가 결제를 하도록 유도하는 UI·UX 설계를 말합니다. 구독 해지 버튼을 찾기 어렵게 숨겨두거나, 무료 체험이 끝나면 자동으로 유료로 전환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챗GPT를 비롯한 AI 서비스 시장의 경쟁 구조 분석 보고서도 발간 예정이라고 하니, 디지털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는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봅니다.
오픈마켓·배달·숙박 등 플랫폼 3대 분야의 수수료와 정산기간, 입점업체 피해 현황을 심층 조사한다는 부분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이 조사 결과가 실제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논의로 이어진다면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직 법안 논의 단계라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건 사실이지만요.
- 배달앱 최혜대우 요구 및 끼워팔기 집중 감시
- AI 유료구독 서비스 다크패턴 점검
- 오픈마켓·배달·숙박 3대 분야 수수료·정산기간 심층 조사
- AI 핵심인력 흡수 방식의 우회적 기업결합 심사 강화
- 위해제품 AI 감시 플랫폼 8개 → 11개로 확대
소상공인 보호, 협상력이 진짜 키워드입니다
가맹점주나 하도급업체가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본부와 계약을 맺을 때 실질적인 협상력이 있다고 느끼시나요? 솔직히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계약서는 있지만 내용은 이미 정해져 있고, 거부하면 거래 자체가 끊기는 구조에서 "을"의 선택지는 많지 않습니다. 공정위는 이번에 경제적 약자의 단체협상을 담합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단체협상권이란 개별 사업자가 아닌 단체로 모여 계약 조건을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혼자 싸우지 말고 뭉쳐서 이야기하라는 법적 근거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입니다.
하도급대금 3중 보호장치 도입과 납품대금 지급기한 50% 단축도 주목할 내용입니다. 납품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중소 납품업체는 자금 흐름에 직격탄을 맞습니다.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을 통해 지급기한을 현행보다 절반으로 줄인다는 건, 자금력이 약한 업체들에게 실질적인 숨통을 틔워주는 조치입니다.
가맹본부의 정보공개 의무 확대와 폐업 시 과도한 위약금 개선도 빠졌습니다. 제가 직접 프랜차이즈 관련 이슈를 접할 때마다 느끼는 건, 계약 전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창업박람회장에서 화려한 설명만 듣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분들이 여전히 많으니까요. 광고·판촉 동의 절차 구체화도 같은 맥락에서 반가운 변화입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대기업집단 감시, 지배구조까지 손댄다는데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총수 일가의 편법 승계나 계열사 간 부당지원은 매번 이슈가 되면서도 좀처럼 근절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계획에서 공정위는 식품·물류·의약품·건물관리·대부업 등 민생과 직결된 분야의 계열사 부당지원을 집중 감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부당지원이란 정상적인 시장 거래 가격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같은 그룹 내 계열사를 지원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자금·자산·인력을 몰아주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계열회사를 누락 신고할 경우 총수 개인에게 직접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내용도 새롭습니다. 기존에는 법인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라 총수 개인에게 실질적인 타격이 덜했는데, 이 부분을 손보겠다는 것입니다. 반복적인 공시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강화도 같은 맥락입니다.
지주회사 체제의 중복상장 유인을 축소해 일반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고 ESG 중심의 지배구조 개선도 추진한다고 했는데, 이 부분은 솔직히 중장기적인 과제라서 하반기 안에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입니다. 제도가 만들어지는 속도와 대기업 법무팀이 대응책을 만들어내는 속도, 어느 쪽이 더 빠를지를 생각해 보면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정위 하반기 계획에서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뭔가요?
A.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예식장 불공정 계약 관행 개선과 AI 유료구독 다크패턴 점검입니다. 결혼 준비 중이거나 AI 서비스를 구독 중이라면 이번 조치가 꽤 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제도 개선이 현장에 안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Q. 담합에 반복적으로 걸린 기업은 어떤 제재를 받게 되나요?
A. 이번 계획에 따르면 등록취소와 영업정지 제도가 새로 도입될 예정입니다. 여기에 리니언시(자진신고 감면 제도) 혜택도 반복 위반자에게는 제한됩니다.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의 경우 지분매각이나 영업양도 같은 구조적 조치까지 검토한다고 하니, 기존보다는 확실히 강화된 방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가맹점주나 하도급업체도 단체로 협상할 수 있게 되나요?
A. 공정위는 하도급업체와 대리점주의 단체구성권을 법에 명문화하고, 가맹점주단체의 협의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세부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는 경제적 약자의 단체협상이 담합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었는데, 이를 명확히 제외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직 법 개정 전이라 실제 적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Q. 배달앱 수수료 문제, 이번 계획으로 실제로 낮아질 수 있나요?
A. 직접적인 수수료 상한선을 법으로 정하는 내용은 이번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플랫폼 공정화법과 배달플랫폼법 제정 논의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법 제정이 이뤄진다면 수수료 부담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수수료가 내려가기보다는 입법 논의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느냐가 관건입니다.
결론
공정위 하반기 계획을 쭉 살펴보면서 솔직히 드는 생각은, 방향은 맞는데 실행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담합 근절, 플랫폼 감시, 소상공인 보호, 대기업집단 견제 모두 한국 사회에서 오래된 숙제들입니다. 매년 비슷한 발표가 나오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더딘 편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이번 계획이 진짜 다르려면 법 개정 속도와 집행 인력 확충이 동시에 이뤄져야 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대기업과 플랫폼만 들여다볼 게 아니라 악성 소비자나 블랙컨슈머에 대한 제도적 대응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것이 일방적으로 소비자 편을 드는 것과 같지 않습니다. 공정한 거래는 양쪽 모두에게 적용돼야 진짜 공정입니다. 이번 계획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공정거래위원회 공식 발표를 직접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69350